적금 풍차돌리기, 왜 복리 효과라고 오해하나
매달 30만원씩 새 적금통장을 만들어 1년마다 하나씩 만기를 맞이하는 전략을 시작한 사람이 있다고 하겠습니다. 이 사람은 "통장을 여러 개로 쪼개면 복리처럼 이자가 눈덩이로 불어난다"고 기대하지만, 실제로는 각 통장이 저마다 단리로 계산되는 별개의 적금일 뿐입니다. 풍차돌리기의 진짜 장점은 이자율이 아니라 유동성입니다 — 매달 어느 한 통장이 만기가 돌아와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 전략을 처음 시작하면 "지금 내가 몇 개의 통장을 유지해야 하나", "총 얼마를 은행에 묶어두고 있는 건가"가 헷갈립니다. 매달 새 통장을 만들다 보면 만기까지 도달하는 시점(보통 12개월)까지는 계좌 수가 계속 늘어나기만 하고, 그 이후부터 매달 하나씩 만기가 돌아오며 통장 개수가 유지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2026년에도 적용되는 이자·보호 한도 기준
| 항목 | 기준 | 비고 |
|---|---|---|
| 이자소득세 | 15.4%(소득세 14%+지방소득세 1.4%) | 만기 이자에서 원천징수 |
| 예금자보호한도 | 1인당 1개 금융회사 기준 5천만원(원금+이자) | 여러 계좌를 한 은행에 몰면 합산 적용 |
| 적금 이자 계산 | 대부분 단리 | 매달 납입분마다 남은 개월수만큼만 이자 발생 |
여러 통장을 동시에 굴리다 보면 이 통장들을 전부 같은 은행에 개설하기 쉬운데, 예금자보호한도는 계좌 단위가 아니라 금융회사 단위로 합산됩니다. 12개 통장의 원금과 이자를 합쳐 5천만원을 넘기면, 그 초과분은 해당 은행이 파산했을 때 보호받지 못합니다.
만기이자 계산식 — 왜 개월수를 다 더하는가
정기적금의 단리 이자는 매달 납입한 돈이 각각 다른 기간 동안 은행에 머무른다는 점에서 출발합니다. 첫 달에 넣은 돈은 만기까지 전체 개월수만큼 이자가 붙지만,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은 겨우 1개월치 이자만 붙습니다.
그래서 총이자는 월 납입액×월이자율×(1+2+...+만기개월수)로 계산합니다. 이 등차수열의 합은 N×(N+1)÷2 공식으로 구할 수 있어, 12개월 만기라면 1부터 12까지 더한 78이라는 계수가 곱해집니다. 여기서 나온 세전 이자에 이자소득세 15.4%를 빼면 실제 통장에 찍히는 이자가 됩니다.
참고로 매달 나눠 넣는 적금과 목돈을 한 번에 예치하는 정기예금은 같은 금리라도 받는 이자가 다릅니다. 정기예금은 처음부터 전액이 만기까지 묶여 있어 이자가 원금×이자율×기간으로 그대로 계산되지만, 적금은 매달 들어오는 돈이 순차적으로 쌓이는 구조라 평균적으로 원금의 절반 정도만 이자가 붙는 효과를 냅니다. 그래서 같은 총 납입액이라도 적금의 총이자가 정기예금보다 훨씬 적게 나오는 것이 정상입니다.
사례로 보는 계산
매달 30만원씩, 연 3.5% 금리의 12개월 적금을 든다고 하겠습니다. 월이자율은 3.5%÷12로 약 0.2917%이고, 1부터 12까지 더한 값은 78입니다. 세전 이자는 30만원×0.2917%×78로 약 6만 8,250원입니다.
여기서 이자소득세 15.4%를 떼면 세후 이자는 약 5만 7,747원입니다. 12개월간 납입한 원금 360만원에 이 이자를 더하면 만기 수령액은 약 365만 7,747원입니다. 이 통장을 매달 하나씩 12개 만들었다면, 13개월째부터는 매달 이만큼의 목돈이 하나씩 만기로 돌아옵니다.
| 경과 개월 | 보유 계좌 수 | 이번 달 만기 계좌 |
|---|---|---|
| 1개월차 | 1개 | 없음 |
| 6개월차 | 6개 | 없음 |
| 12개월차 | 12개 | 없음(마지막 신규 개설) |
| 13개월차 | 12개(1개 만기+1개 신규) | 1개월차에 만든 계좌 |
표에서 보듯 처음 12개월은 매달 계좌 수만 늘어나는 '적립 구간'이고, 13개월차부터는 가장 먼저 만든 계좌가 만기를 맞아 목돈이 들어오는 동시에 새 계좌를 또 개설하는 '순환 구간'으로 바뀝니다. 이후로는 보유 계좌 수가 12개로 유지된 채, 매달 하나씩 만기와 신규 개설이 반복됩니다.
적금 만기를 몇 개월로 잡을지는 이자율과 유동성 필요성 사이의 선택이기도 합니다. 은행들은 보통 만기가 길수록(24개월, 36개월)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하지만, 그만큼 풍차가 완성되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기간도 길어집니다. 목돈이 자주 필요한 편이라면 6개월이나 12개월처럼 짧은 만기로, 이자율을 최대한 챙기고 싶다면 24개월 이상으로 설계하는 식으로 목적에 맞춰 조정할 수 있습니다.
놓치기 쉬운 함정
첫 번째 함정은 세전 이자만 보고 수익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실제로는 15.4%가 원천징수되므로, 세후 금액을 기준으로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두 번째는 12개(또는 그 이상) 통장을 전부 같은 은행에 몰아넣는 것입니다. 이자율이 조금 더 높다고 한 은행에 집중하면, 예금자보호한도 5천만원을 넘는 순간부터는 그 은행이 흔들릴 때 초과분을 보호받지 못합니다.
세 번째는 관리 부담입니다. 통장이 12개를 넘어가면 만기일·금리·자동이체를 따로 관리해야 해서, 하나라도 놓치면 자동해지되거나 우대금리 조건을 놓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여러 은행이 풍차돌리기 전용 상품으로 이 관리를 자동화해주기도 하므로, 직접 12개를 관리하기 부담스럽다면 이런 상품을 알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네 번째는 중도해지 위험입니다. 12개 통장 중 급전이 필요해 하나를 중도해지하면, 약정금리 대신 중도해지이율(통상 기본금리의 절반 이하)이 적용되어 애초 기대했던 이자를 거의 받지 못합니다. 풍차돌리기를 시작하기 전에 별도의 비상금 통장을 먼저 마련해두면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습니다.
결론 — 이 전략이 맞는 사람
풍차돌리기는 이자율 자체를 높여주는 마법이 아니라, 목돈을 나눠 매달 현금이 도는 구조를 만드는 유동성 전략입니다. 여윳돈을 한 번에 예치하고 싶지 않거나, 매달 조금씩 저축하는 습관을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맞습니다.
이 계산기로 매달 납입액과 금리를 바꿔가며 계좌 1개당 만기이자와 만기 완성 시점 이후 매달 들어올 금액을 미리 확인하면, 실제로 이 전략을 시작하기 전에 감당 가능한 규모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