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언제 이 계산이 필요한가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시점에 집주인이 보증금을 크게 올려달라고 하면, 목돈을 마련하는 대신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반전세 협상을 하게 됩니다. 반대로 세입자가 목돈이 급히 필요해 보증금을 낮추고 그 차액을 월세로 내겠다고 요청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두 경우 모두 '보증금 얼마를 월세 얼마로 바꾸는 게 적정한가'라는 같은 질문에 부딪힙니다.
순수 월세를 전세로 바꾸고 싶을 때도 같은 계산이 필요합니다. 이때는 반대로 월세를 보증금으로 환산해 총 전세보증금을 역산하게 됩니다. 이 계산기는 보증금 차액과 전환율을 입력하면 월세를 바로 계산하고, 법이 정한 상한과도 비교해 줍니다.
계산법 — 단순하지만 실수하는 지점
공식 자체는 간단합니다. '줄어드는 보증금 × 연 전환율 ÷ 12'가 매달 내야 할 월세입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을 2,500만원 낮추고 전환율 5%를 적용하면, 2,500만원×5%÷12=약 10만 4천원이 월세입니다. 실수는 대개 두 지점에서 나옵니다. 하나는 전환율을 연 단위가 아니라 월 단위로 착각해 12로 나누지 않는 경우이고, 다른 하나는 법정 상한이 신규 계약에도 적용된다고 오해하는 경우입니다. 법정 상한은 갱신계약에서 임차인이 전환을 요구할 때만 적용되며, 처음 계약을 맺을 때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한 조건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법정 전환율 상한표
주택임대차보호법 제7조의2와 시행령은 전월세 전환율 상한을 '한국은행 기준금리에 2%포인트를 더한 값'과 '연 1할(10%)' 중 낮은 금액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바뀌면 상한도 함께 바뀌므로, 아래 표처럼 기준금리별로 상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계산 원리를 확인해 두면 협상에서 유리합니다.
| 한국은행 기준금리(예시) | 법정 상한(기준금리+2%p) |
|---|---|
| 2.50% | 4.50% |
| 3.00% | 5.00% |
| 3.50% | 5.50% |
실제 적용 시점의 기준금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결정에 따라 수시로 바뀌므로, 계산기에 현재 기준금리를 직접 입력해 상한을 확인해야 합니다. 시중에서 실제 거래되는 전환율은 이 법정 상한보다 낮은 경우도 흔한데, 이는 집주인과 세입자 간 협상력에 따라 정해지는 시장 관행이라 법정 상한과는 별개입니다.
월세를 전세로 바꿀 때는 반대로 계산한다
순수 월세 계약에서 전세로 바꾸고 싶을 때는 공식의 방향만 반대로 적용합니다. '월세 × 12 ÷ 전환율'로 그 월세에 해당하는 보증금 환산액을 구하고, 여기에 기존 보증금을 더하면 순수 전세로 환산한 총 보증금이 나옵니다. 예를 들어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60만원인 집을 전환율 5%로 환산하면, 60만원×12÷0.05=1억 4,400만원이 월세의 보증금 환산액이고, 기존 보증금 5,000만원을 더한 1억 9,400만원이 이 집의 순수 전세 환산 보증금입니다.
이 환산액은 집주인과 협상할 때 근거 자료로 쓸 수 있습니다. 다만 이 계산도 갱신계약에서만 법정 상한이 적용되고, 신규 계약에서는 순수하게 시장 시세와 협상력으로 정해진다는 점은 동일합니다.
여유분·오차를 얼마나 봐야 하나
월세로 전환하면 관리비가 별도인지, 부가세가 포함되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실질 부담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전세자금대출을 새로 받아 오히려 보증금을 유지하는 방법과도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대출 이자율이 전환율보다 낮다면 대출을 유지하고 전세를 유지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 선택지(보증금 2억5,000만원 기준) | 월 부담 | 연간 부담 |
|---|---|---|
| 보증금 유지 + 전세자금대출(금리 4%) | 약 83만 3천원 | 약 1,000만원 |
| 보증금 인하 + 월세 전환(전환율 5%) | 약 104만 2천원 | 약 1,250만원 |
위 예시처럼 대출 금리가 전환율보다 낮으면 대출을 유지하는 편이 연간 약 250만원 더 저렴합니다. 다만 대출은 원금 상환 부담과 한도 심사가 따르고, 월세 전환은 그런 절차 없이 즉시 적용된다는 차이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한편 보증금을 낮추고 월세 비중을 늘리면 세제 혜택이 새로 생기기도 합니다. 무주택 세대주이면서 총급여 8,000만원 이하(종합소득금액 7,0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에 전입신고하고 실제 거주하면, 연간 월세액 한도 1,000만원까지 총급여 5,500만원 이하는 17%, 5,500만~8,000만원 이하는 1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월세 104만 2천원을 12개월 낸다면 연 1,250만원이지만 공제 한도(1,000만원)까지만 인정되어, 17% 구간이라면 연말정산에서 최대 170만원을 돌려받는 셈입니다.
사례 계산
전세보증금 3억원인 집에서 갱신계약을 맺으며 보증금을 5천만원으로 낮추고, 전환율 5%를 적용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차액은 2억 5천만원이고, 월세는 2억 5천만원×5%÷12=약 104만 2천원입니다. 만약 이 시점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0%라면 법정 상한은 5.0%이므로, 적용 전환율 5%는 상한 이내에 들어와 있어 유효합니다. 만약 협상 중 집주인이 6%를 요구했다면 상한을 0.2%p 초과하는 셈이라, 세입자는 초과분에 대해 반환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계약 전 체크리스트
첫째, 계약서에 적용 전환율을 명시했는지 확인합니다. 구두 합의만으로는 분쟁 시 입증이 어렵습니다. 둘째, 이번 계약이 신규 계약인지 갱신계약인지 구분합니다. 법정 상한은 갱신계약에만 적용됩니다. 셋째, 계약 시점의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확인해 상한을 다시 계산해 봅니다. 넷째, 관리비·공과금이 월세에 포함되는지 별도로 확인해 실질 부담을 비교합니다. 다섯째, 보증금이 낮아졌다고 해도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그대로 유지해야 임차권의 대항력과 우선변제권이 계속 인정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